개인적으로 최근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 지나칠 정도로 브라운관을 잠식해서 일부러 채널을 돌리는 1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추석은 역시 어르신들의 파워가 막강하지 않습니까? (제가 아무리 40대를 바라봐도... 의미 없죠.ㅜㅜ)
TV 채널 선택권은 당연히 집안 어르신들의 몫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명절 내내 '미스터 트롯' 등을 줄기차게 시청하였는데요. 그중에서 그래도 감명 깊게 본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가황의 품격을 보여준 나훈아 님의 '대한민국 어게인' 콘서트였습니다.
[오롯이 혼자의 힘만으로 이끌어간 콘서트]
물론 이 표현은 조금 잘못된 것일 수도 있는데(무대 연출, 악단, 댄서 등 솔직히 많죠...)
가창의 부분에서만 떼놓고 이야기하자면 간만에 정말 미친 퍼포먼스를 본 느낌입니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타 장르에 비해 목의 소비가 적다고 한들 혼자서 2시간 30분을 게스트 하나 없이
28곡을 완창 한다는 건 웬만한 자기 관리 및 연습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제가 콘서트를 많이 다닌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가수는 챙기는 편인데 보통 게스트 가수는
꼭 있는 편이고 또한 생각보다 노래를 많이 불러주는 편이거든요.(많은 경우 3곡도 보았음...)
그리고 목을 좀 아낄 수 있는 듀엣곡의 배치도 많은 편이고요.
(심지어 나훈아 님은 토크도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 진행했죠...후덜덜)
하지만 나훈아 님의 콘서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게 맞는 거 같아요.
날 보러 왔는데 다른 가수로 비는 시간을 땜빵하는 건... 어떻게 보면 실례일 수 있는 거니까요.
[나이를 비켜간 무대 위 퍼포먼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콘서트는 노래만 들으러 오는 건 아니죠.(노래만 들을 거면... 음반이 낫죠.)
콘서트라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준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 분배를 통해 선곡 리스트를 정리
하였고 또 그에 걸맞게 여러 무대 연출을 넣었습니다. 심지어 이번 연출이 원래 오프라인 때보다
살살(?)한 거라고 하니 실제 현장을 방문했을 때의 팬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
확 와 닿았습니다. (한마디로 돈 쓸만하다는 거죠...)
조금 꺼릴 수도 있는 부분인데 과감하게 무대 위에서 탈의하여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라든지
화면과 합을 맞춰 날개를 펴는 영상이라던지... 이게 트로트 콘서트 맞나 싶을 정도의 퀄리티였습니다.
물론 이런 퍼포먼스가 워낙 메가 히트곡이 많은 분이다 보니 가능한 이야기였겠지만 서도...
문제는 그 메가 히트곡들이 거의 다 자작곡이라는 것입니다.
콘서트 보면서 저도 알게 된 사실인데 제가 생각보다 나훈아 님 노래를 많이 알고 있더라고요.
여러분도 느끼셨죠?
[훈장을 거부한 쾌남, 구속보다는 자유로움이...]
이번 콘서트를 통해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점은 바로 훈장 관련 인터뷰였습니다.
어떻게 제가 생각했던 부분을 똑같이 이야기했는지 되묻고 싶을 정도였거든요.
스스로 가진 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솔직히 '훈장'은 무거운 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때로는 친구와 실없는 이야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와 닿았습니다.
요즘 저에게 딱 필요한 말이었는데 마치 선생님이 해준 말 같아서 저 인터뷰를 곱씹으며 그날은
조금 늦게 잤거든요. 스스로가 만든 페르소나에 갇혀서 자기 자신을 포장하고 살려고 하니 인생이
너무 빡빡하기도 하고 재미가 없어졌었는데 그런 저를 꼬집는 말 같아 보였습니다.
(형님 멋져요... 힝힝...)
그리고 벌써 난리 난 '테스형'을 보고 그가 왜 자유로운 영혼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의 노래가
스펙트럼이 넓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줄이며...]
이와 같은 이유로 이번 콘서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힐링받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메가톤급 퍼포먼스를 노개런티로 진행한 그의 배포에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솔직히 콘서트는 무대 연출 등의 아이디어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렇게 노개런티로 오픈하는 건
그의 배포가 상당하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회사에서는 PPT 샘플 하나 잘 안 주는데...)
그리고 벌써 몇몇 정치인들이 그의 멘트 가지고 또 장난질을 하는데... 전 그냥 현재 힘든 상황의 국민들
생각을 대변해 준거라 생각합니다.
딱히 한쪽 사이드에 치우친 멘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걸 확대 재생산하는 '정치병자'들이
너무 거슬리네요. 이런 유명세를 이용해서 이름 알리려고 하는 정치인들은 이제 좀 꺼져줬으면 합니다.
(진짜 무슨 일이든 정치적 해석으로 엮어서 편 가르기 하는 정치병자들 역겹습니다, 선악 프레임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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