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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사, 모로코 작곡의 실리 축구

 

이번 월드컵은 참 이변이 많이 발생하는 월드컵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초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이고 유럽 시즌 중에 시작된 월드컵이기 때문이죠. 그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기도 했던 월드컵입니다.

 

 

아직 준결승과 결승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일본이

 

기획하고 모로코가 완성한 '티키타카' 축구의 종말이었습니다.

 

 

시작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했지만 전체적인 그림은 일본의 것이 완성에 가까웠고 

 

그 완성형을 모로코가 가장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라는 영화가 떠올리는 듯한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축구 전문가들이 빌드업하는 과정을 마치 전술인 것 마냥 잘못 전달하고 

 

있는데 선진축구들이 하고 있는 것은 정확하게는 템포를 죽인 티키타카를 통한

 

'점유율' 축구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이젠 축구도 효율과의 싸움이다.

 

현재 축구를 이끌어 가고 있는 트렌드는 느린 템포와 많은 패스웍을 통한 점유율 확보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전체적인 체력 저하 유도 및 실수 유도를 통한 

 

킬 패스 빌드업입니다.(이런 전략 때문에 크랙형 선수가 인기가 없어졌죠...)

 

 

물론 이런 티키타카를 높은 전방 압박을 통해 깨부수는 '게겐 프레싱'을 구사하는 나라도

 

있었지만 탈압박이 좋은 남미와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높은 전술 이해도와 연습이 필요한

 

게겐 프레싱은 도박에 가까운 전술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나라가 티키타카를 통해 점유율을 확보하고 공격을 빌드업해 나가는

 

전술을 선호했죠. 결국 같은 전술을 가지고 축구를 하게 된다면 개인 역량에 따라 

 

결과가 갈리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아시아팀에게는 불리한 조건인 셈이죠.

 

 

여기서 사우디 및 일본, 모로코는 대세를 거스르기로 결정합니다. 점유율을 극단적으로

 

포기하고 역습 한방을 통해 상대방을 무너뜨리기로 말이죠.

 

 

#만화에서나 통하던 역습 한방이 실제로 실현되다!

 

사실 이런 전술은 만화에서나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점유율이

 

높은 쪽에서 좀 더 순도 높은 공격 작업이 가능하고 공격 횟수 또한 압도적이기 때문에

 

역습의 성공률은 한없이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본과 사우디는 본인들도 티키타카를 연습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역습 시 공을

 

철저히 홀딩하였고 기습적인 탈압박을 통해 역습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는 상대방의 전술을 제대로 이해할뿐더러 본인들 역시 동일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기에

 

나온 카운터 한방으로 보입니다.

 

 

언듯보기엔 90년대 유행하던 역습 축구처럼 보이지만 이번에 일본과 모로코가 구사한 

 

축구는 티키타카와 탈압박이 더해진 그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정신이 무너지는 순간 육체도 무너진다.

 

물론 모로코와 일본의 전술을 자세히 뜯어보면 결이 다른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일본은 전반을 버리고 상대방의 체력 소모를 유도한 이후 후반 45분 원래 에이스 플레이어

 

들을 투입해 역습을 노리는 반면 모로코는 처음부터 에이스 플레이어를 동원해 90분

 

내내 상대방의 빈틈을 노립니다.

 

 

뭐, 이는 해당 나라가 가진 선수 풀의 한계 및 실력의 차이를 고려한 전술 차이 정도라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어찌 되었던 이 두나라는 본인들이 구사하는 전략에

 

의심이 없었고(물론 도안 리츠의 귀국 후 감독 저격 인터뷰가 있었지만... 이건 논외)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팀들은 역습 한방을 제대로 얻어 맞고 정신적으로 

 

무너졌습니다.

 

 

1~2번 정도 일어난 일이라면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일본의 스페인, 독일

 

저격과 모로코의 스페인, 포르투갈 저격을 보면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축구로부터 인생을 배울 줄을 몰랐는데 그런 날이 오는군요.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점유율 위주의 티키타카 축구가 이제 종말을 고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 축구를 만들어냈을 때 세 얼간이(메시, 이니에스타, 사비)가 주축이었으니

 

세 선수가 은퇴할 때쯤 되니 전술로 죽어가는 느낌입니다.

 

 

뭔가 영원할 것 같은 것도 약점은 있고 무너지는 날이 오듯이 약자에게도 꾸준히

 

노력하고 새롭게 시도하다 보면 이길 수 있다는 메세지를 개인적으로 받은 것 같아

 

참 묘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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