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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 그룹과 제주도, 그리고 영리 병원

 

예전에 의료 관광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아직도 녹지 그룹과 제주도 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네요. 2006년 제주도를 특별 자치도로 지정한 이후로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영리법인 의료기관' 즉, 의료 관광을 통해 수입을 얻고자 했던 제주도의

 

큰 그림과 한국 미용 의료 시장에 과감하게 진입하여 투자하려 했던 녹지 그룹

 

 

이 둘의 '동상이몽'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이니다.

 

 

저도 제주도 영리 병원 설립에 어느 정도 실무에 관여한 적이 잠깐 있어서

 

더욱 갑갑한데요.

 

이건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가 애초에 '의료 관광'이란 개념 자체를

 

잘못 잡아놓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런 사단이 난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국민의 입장에선 당연히 중국 기업인 '녹지 그룹'이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정부가 사기를 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녹지 그룹과 제주도가 그린 '다른 그림'

 

이건 의료 관광의 해석을 '의료'가 먼저인지 '관광'이 먼저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기

 

못하였기에 일어난 사단입니다.

 

 

녹지 그룹은 이 사업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것은 아마 중국의 대형 성형

 

프랜차이즈인 '화메이''메이라이' 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자본을 통해 중국 최대 미용 프랜차이즈의 모델을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력 고용과 함께 제주도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을 테지요.

 

 

사실 이게 제주도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의료 사업 구조

 

때문입니다. 중국과는 다르게 일반 기업이 병원에 투자해 규모를 키울 수 없는

 

구조이니까요. 사실 이 부분만 아니었다면 녹지는 제주도가 아닌 서울에서 해당 사업을

 

시작하였을 것입니다.

 

 

#제주도의 이중고?

 

물론 제주도도 할 말은 있습니다 아마 제주도나 우리나라 정부가 구상한 의료 관광은

 

'마카오' 같은 모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의료의 특수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구상한 실패한 모델이지요.

 

 

즉, 정부 관료들은 '의료 관광''치료를 목적으로 둔 요양'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타켓팅 자체부터 문제가 있던 거죠.

 

 

그냥 쉽게 생각해 의료 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은 K팝 및 K 미디어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 오는 분들입니다. 당연히 그들은 그런 문화가 멜팅되어 있는 서울에 방문

 

하고 싶어 하고 그들을 만들어낸(?) 성형외과와 패션 메카, 화장품 샵을 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요? 이 중 어떤 걸 확보해 낼 수 있을까요?

 

특히 한국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인이 안 가는 미용 성형

 

병원을 누가 가고 싶어 할까요?

 

 

'사람은 최고의 인테리어다.' 처음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장님들도 알고 있는 핵심입니다.

 

정부와 제주도는 이런 간단한 논리도 모르는 겁니까?

 

 

#영리 병원이란 말이 가진 파급력

 

이는 유독 '영리 병원'이라는 단어에 과잉 반응하는 우리나라 국민을 이용한 미디어의

 

문제도 있습니다. 여러분! 사실 여러분이 다니는 모든 병원은 영리 병원입니다.

 

성형외과, 피부과, 소아과 할 것 없이 모두 개인 사업자인 개인 의사에 의한

 

영리 병원이고 대형 병원급도 영리 재단에 의한 영리 병원입니다.

 

 

물론 재단급이 운영하는 종합병원의 경우 영리의 목적보다 비영리의 목적을 더 우선시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이는 재단 운영 이사장의 방침일 뿐 기본적으론

 

모두 영리 병원입니다.

 

 

하지만 미디어 및 정부는 마치 우리나라엔 영리 병원이 없고 다 '비영리 병원'

 

것처럼 호도하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죠.

 

 

영리 병원이 생기면 마치 우리나라 의료 수가 제도가 무너지고 미국처럼 어마어마한

 

의료 수가에 모두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의 저렴한 의료 수가

 

제도는 '국민 보험'에 의한 것입니다. 이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영리 병원이 100개가

 

1,000개가 생기던 의료 수가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치료에 필요한 진료와 선택에 의한 진료(피부과, 성형외과 등)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하기에 허가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제약을 둬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의료진과 관련된 문제이고 지금도 돈이 많으신 분들은

 

더 쾌적한 진료를 위해 미국의 유명의에게 찾아갑니다.(존스홉킨스, 메이오 등)

 

 

#파국으로 끝날 것이 자명한 이 둘의 동행

 

결국엔 이 둘은 목표로 하는 것이 다르기에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녹지 그룹은 그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박혀있었던 투자금만큼 배상을

 

원할 테고 제주도 및 우리나라 정부는 나름대로의 방어선을 펼치겠지요.

 

 

하지만 이건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 당시에는 중국의 자본을 받아들여 낙후된 제주도의 환경 변화 및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어렵사리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제대로 된

 

비전 설명이나 정부의 허가 및 동의 얻지 못하고 사업 자체가 뭉개져 버렸죠.

 

 

사실 투자자 입장에선 황당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업을 망가뜨리면 다른 투자

 

회사들이 우리나라를 신뢰하고 다른 투자들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아니겠죠? 정부의 '아니면 말고' 식의 사업 진행에 살살 녹고 있는 국민의

 

세금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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