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미완을 아름답게 그려낸 성장물_아다치 미치루의 H2

#야구라는 매개물을 통해 전하는 미완의 청춘

 

H2는 스포츠 만화로도 분류할 수 있고 흔한 청춘 로맨스로 볼 수도 있지만

 

전 오히려 청춘의 고뇌를 다룬 성장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희한하게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H2를 읽고 있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생각나는 건

 

저만은 아닐 겁니다.  

 

 

H2는 두 명의 주인공, 쿠니미 히로와 타치바나 히데오의 야구 이야기를 통해

 

청춘을 설명합니다. 두 명 모두 영어로 영웅을 뜻하는 HERO라는 이름으로 히로는

 

영어식 발음을 히데오는 일본식 발음으로 이름을 지은 기묘한 사연의 소꿉친구지요.

 

 

그리고 사실 H2는 정확히는 H4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엔 히로와 히데오가

 

있지만 그들에게 고민을 안겨주는 나머지 2명의 히로인의 이름 역시 하루카와

 

히카리이기 때문이죠. 

 

 

#다만 내 사춘기가 일 년 반 늦었을 뿐이야...

 

이 대사는 제가 H2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으로 H2 세명 소꿉친구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대사입니다.

 

히카리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히카리는 히로와 히데오의 젊음을

 

비춰주는 빛(ひかり)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모두 히카리에게 끌리지만 성장이 느렸던 히로에겐

 

이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히카리를 히데오와 짝을 이룹니다.

 

그 사이 히로는 돌팔이(?) 의사에 의해 자신의 청춘을 이루는 또 다른 축 야구를

 

다시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죠.

 

 

물론 고등학교로 와서 잘못된 모든 것을 깨닫게 되지만 위의 문장처럼 모든 것이

 

조금은 늦은 후였습니다.

 

 

#아디치 미츠루의 과하지 않은 펜 터치로 전달하는 청춘

 

그 이후 히로는 야구로써 히카리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가장 친한

 

소꿉친구의 애인이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마음을 전달한 것

 

이죠.

 

 

이 과정에서 히로를 서서히 남자로서 인식하기 시작한 히카리의 표정 변화가

 

정말 압권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 히로의 상처를 치유해 줄 하루카가 등장하죠.

 

만약 이 부분에서 하루카라는 완충재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H2는 우리나라의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비극으로 마무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카의 등장으로 주인공간의 텐션이 조절되며 아름다운 미완의

 

청춘을 보여주죠.

 

 

전 그래서인지 아디치의 작품들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특유의 개그 요소를 삽입

 

하여 완충재로 사용함에 따라 독자를 옥죄는 듯한 텐션을 억지로 끌어가기보다

 

조금 더 가볍게 우리 세상을 이야기하거든요.

 

 

또한 펜터치 역시 유려해 최근 불필요한 터치를 많이 사용하여 복잡 혹은 지저분

 

하게 느껴지는 그림체에 비해 간결하게 특징을 살려 그려냅니다. 마치 우리 내

 

청춘을 이야기하듯이 말이죠.

 

 

그래서 아다치의 펜 선은 이런 청춘 성장물을 그리기에 최적화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본인도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고요. 최근엔 장기 연재물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