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책 읽어 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만에 삼국지에 대한 이야기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필독서이기도 했고 워낙 명작이니 몇 번이고 다시 읽곤 했는데 최근 젊은 세대는
삼국지를 잘 모르는 분위기더라고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삼국지에 대한 인물들을 생각하다 보니 어릴 때 평가했던 인물과
지금 성인이 돼서 되새겨 보는 인물평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조조]
회사가 필요하다면 피도 눈물도 없이 구조조정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대기업의 CEO
어릴 적 조조의 이미지는 무뢰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폭정도 서슴지 않는 그런 무뢰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직장인이 된 후 느낀 조조의 인상은 사실 큰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타고난 리더'가 아닌가 싶습니다.
리더는 때론 조직의 유지를 위해선 잔인해질 필요가 있는데 조조는 그걸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실행할 수 있는 그런 리더입니다.
이게 나중에 유비랑 비교해보면 더 잘 알 수 있는데 여러분도 조직 생활해보면 우유부단한 리더가 얼마나
피곤한지 아실 거예요.
물론 조직에 대는 칼날이 본인에게 향하여 있다면 조금 불안할 수도 있긴 하지만 뭐 조직의 습성이
그런 것 아닐까요? 조직 생활의 안정감을 원한다면 손권 같은 유형이 본인에게 더 맞는 보스 유형이긴 하겠지만
차별받지 않고 순수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마 조조 같은 리더가 훨씬 빠를 것입니다.
[유비]
가족 경영을 꿈꾸는 '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중소기업 사장
유비의 우유부단함은 정말로 성인이 되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의 의리와 충의가
참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놈의 명분을 따지다가 실속은 다 잃어버리고 부하들을 죽어라 고생시킵니다.
전형적인 '몽상가형 기업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 이런 유형의 보스는 부하직원으로 '제갈량' 같은 직원이 있다면 그래도 조직이 돌아갈 수 있지만
뛰어난 직원이 없다면 그 조직은 계속 그 자리를 맴돌 것입니다.
또한 나중의 일이긴 하나 그놈의 '의리' 때문에 오나라와의 무리한 싸움으로
국가의 존속을 위태롭게 만듭니다.
사장의 무리한 결정으로 회사가 휘청거리게 되면 부하 직원 입장에서 참 난감하죠.
초반에는 조금 더 빨리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던 명분으로 인해
부하직원을 계속 고생시킵니다.
그리고 묘한 부분이 있는데 예전에는 관우, 장비와의 의리가 멋있게 보였지만 조직으로 생각해보니
저렇게 고인돌들이 딱 버티고 보스 옆에서 가족 경영처럼 회사가 운영되면 새로운 인재들이 영입되기
어렵고 결국 그런 것은 '촉나라'의 인맥 풀을 좁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 가족들로 구성원을 짜 놓은 중소기업 회사와 판박이입니다.
[손권]
아무 생각 없이 직원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 주는 대기업 2세
사실 삼국지에서 잘 생각해보면 의외로 손권이 승리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애초부터 금수저로 태어나서 큰 욕심 없이 무난하게 나라를 운영해왔으니까요.
굳이 무리하게 회사(조직)를 키우려고 하지 않고 딱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면서 살아갑니다.
사실 회사 다닐 때 이렇게 무난해야 오래 다닐 수 있거든요. 마음속에 불안감도 좀 덜 수 있고
크게 바뀌는 것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보스는 참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커리어와 발전을 위해서라면 야망가인 조조 같은 유형의 보스가 좋지만 안정감을
원한다면 손권이 딱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눌러앉아 있는 건만은 아닙니다. 딱 필요한 만큼만 전투를 진행해(적벽대전) 실속은
챙기는 그런 유형이거든요.
대신에 이런 유형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나기는 조금 힘듭니다. 원래부터 금수저로 태어났기에
지키는 것(수성)에는 능하지만 그것이 무너졌을 때 다시 세울 수 있는 능력은 조금 부족한
타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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